이공대신문사(구 공대신문사) 창립 선언문
민중운동권은 대선의 패배이후 진보정당운동을 통해 새로운 길을 찾고자 하며, 그를 통해 새로운 대중운동의 창출을 꾀하고 있다. 또한 학생운동 역시 92년에 확대되었던 정치조직건설의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다시한번 분리와 통합의 합종연횡이 벌어지고 있다. 대학원운동은 그 출발과 달리 미약한 상황이며, 아직까지 그 탈출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물론 다양한 사상적 흐름이 존재하고 지속적인 사투가 벌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만큼 현재의 상황이 엄혹함을 웅변하고 있다. 이와 같은 고민 속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점하는 것은 어떻게 하면 현실운동이 봉착한 위기, 대중 결합력의 급속한 이완과 해체를 극복할 것인가라는 문제이다.
분화된 대중의 의식은 개인들의 욕구와 지향에 의해 다양한 영역으로 나뉘어지고, 그것은 발달된 자본주의의 정치, 경제, 문화적 울타리 안에서 통일되어 있다. 학우들의 의식의 분화과정은 다시 말해 보수화의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이전과 같은 방식의 활동은 더이상 학우들 속에서 그 근거를 박탈당했으며 이 점에서 학우들의 의식에 조응하는 중층화된 활동방식, 진지적 정치활동이 지금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대학생활의 과정에서 겪는 그들, 아니 우리들의 문제의식에 천착하여 폭로의 매개를 설정하고 모순구조를 밝혀내는 것은, 자신과 유리된 그 무엇인가가 아니라 바로 자신의 생활에서 진보적 이데올로기를 스스로 공급받는 과정이다. 이같은 무제설정을 통해 새로운 대중정치활동의 양식과 내용을 창출하는 것, 이것이 가장 애매한 그러나 가장 중요한 현실운동의 과제이다.
특정한 이해와 존재조건을 갖고 있는 대중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특수성에 착목해야 한다. 일상 속에서 부딪히는 폭로의 매개를 제대로 찾아내기 위해, 그리고 그 내용이 자신의 것으로 소화되기 위해서 운동 주체들에게 필요한 것은 전문화된 영역에서의 축적된 성과물이다. 운동이 막역한 싸움이 아니라 그것을 통한 조직화의 과정이며 새로운 사회를 향한 이데올로기 창출의 과정이라고 할 때, 이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라도 대중들을 설득할 수 있는 풍부한 기제를 갖추는 것은 결코 간과될 수 없는 일이다.
이상의 현실에서 공대신문사는 이공계 학우들의 특수성에 근거한 새로운 대중정치활동의 창출이라는 과제에 복무한다. 그리고, 학부-대학원-사회운동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제시하고자 한다. 학우의 존재조건과 생활 속에서 보수화의 경향을 제어할 대항 이데올로기를 창출하고 이후의 자신의 진로에 대한 진보적 실천을 모색하는 움직임이 바로 신문으로 외화되는 것이다. 지금 공대신문사가 해야할 가장 중요한 것은 이공계 학우들의 일상에서 진보적 의식의 매개를 획득하고 그 모순구조를 파헤침으로써 학내 과기운의 토대를 마련하고 학우들 속에서의 진보적 이데올로기를 형성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 것이다.
이제 공대신문사의 창립은 이공계 대중 학우들의 새로운 실천을 모색하는 그 첫걸음이 될 것이다. 우리의 이 걸음이 비록 미약하게 시작할지라도 우리가 선 현실을 굳게 딛고 출발할 것이다. 보다 많은 것은 우리의 실천을 통해 하나하나 획득되어질 것이다. 우리는 그 미래를 향해 엄중한 현실 속에서 힘차게 출발한다.
엔지니어의 길, 과학기술자의 꿈
공대신문사의 창립을 형제들과 뜨겁게 선언한다!!